요즘 일본에는 비가 자주 많이 내립니다. 얼마 전 나고야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도심 곳곳에 물이 차고 차량이 떠다닐 정도의 피해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넘치던 물이 비가 그치고 나면 생각보다 빠르게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도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 집 앞 낮은 텃밭에 물이 금세 차올라 작은 냇물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나가보면 어느새 물이 거의 빠져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일본의 물은 참 빨리 불고 빨리 빠지는구나” 하고 생각해 왔습니다.
일본은 산이 많고 경사가 급한 지형이 많아 비가 내리면 물이 짧은 시간에 낮은 곳과 하천으로 몰립니다. 반대로 비가 멎으면 배수로와 하천을 따라 물이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물이 크게 불었다가 다시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 자연의 성격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온 뒤에는 가능한 한 바로 텃밭에 나갑니다. 심을 것은 심고, 옮길 것은 옮깁니다. 하루만 미뤄도 흙이 금방 굳어 일이 훨씬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텃밭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자연에도 분명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입니다.하지만 요즘은 그 타이밍을 읽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저기압의 영향과 기후 온난화로 날씨의 변동이 커지고, 계절도 예전처럼 일정하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비가 자주 이어지면 겨울 채소를 심고 키우는 시기도 걱정되고, 아직 수확이 끝나지 않은 벼나 다른 농작물도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마음이 쓰입니다.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날씨의 변화를 조금 더 세심하게 살피고 비가 그친 짧은 틈을 놓치지 않으며, 배수와 작물 관리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자연은 우리가 정한 일정대로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텃밭에서 배운 것처럼, 변화를 잘 보고 그때그때 맞춰 움직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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